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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T

폭풍같은 택배, 아이폰 13미니 핑크, 스타라이트 첫인상 그리고 가죽케이스 까지

서론

한국의 발매가 미국보다 늦어서 좋은(?)점은 기기의 실물을 외신과 리뷰를 통해 먼저 접하고,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하게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번 아이폰 13 라인의 색상 라인이 재정비되었고, 기존의 블랙과 화이트를 대체하는 색상이 투입됐다.
그러면서 혼란이 가중됐고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 리뷰, 애플스토어 현장 사진 등 모든 정보의 색들이 일치하지 않는 수라장이 만들어졌다.
또한 애플은 출시일까지 실제품을 전시하지 않아 직접 볼 수도 없다.

덕분에 남자의 자존심 핑크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 스타라이트 사이에서 끝내 결정하지 못했고,
결국 예약판매 개시일에는 두 색상의 아이폰을 모두 노려야 하는 불상사가 생겨버렸다.

두 개의 아이폰을 나란히 두고 비교해 보고,
사진에 잘 표현되지 않은 특징과 매력은 어떤 것인지 아이폰 13 미니의 간단한 첫인상과 함께 글을 남겨본다.

 

본론

언박싱

애플은 아이폰 12부터 월차저 브릭마저 뺀 상태로 아이폰을 패키징하고 있다.
애플이 기 아이폰에 기본으로 제공하는 차저 브릭의 내부를 보면 완성도와 마감이 꽤나 좋은 편이지만,
구성하고 있는 아이폰의 최대 충전 효율을 보여주지 못하는 낮은 용량의 브릭이기 때문에
아이폰을 여럿 바꾸는 동안 박스에서 포장을 벗기지 않은지 오래됐다.
그냥 중고값을 다 받기 위한 구성품의 역할 정도...
덕분에 박스의 크기가 줄고 쓰레기가 없어져서 조금 새로운 느낌을 받고 마음에 들었다는 것 외에
브릭이 필요 없으면 옵션 선택하듯 추가할 수는 있게 해도 괜찮지 않았나 싶다.

애플의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비닐 포장도 사라져 스티커 라벨로 봉인을 대신하고 있다.
뜯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으나 유입된 먼지를 내부에서 발견했고,
똑같은 씰을 중국에서 팔기 때문에 위조의 위험도 높은 듯하다.
좋은 취지이나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역시 쓰레기가 하나 줄어 마음에 들지만 작년에 맥북을 구입했을 때처럼 비닐을 벗겨 던지는 쾌감은 없어 적응이 좀 필요해 보인다.

스타라이트의 첫인상은 이러하다 뒷면은 선명한 흰색이고,
알루미늄 바디와 카메라 링 만이 '스타라이트'라고 부를 만한 부분이다.
스타라이트의 첫인상을 잘 기억해 두자.
분명 뒤의 사진을 보다 보면 희한한 일이 생길 예정이다.

구성품은 이렇게.
점점 간소해지더니 이젠 신용카드 보다도 작아진 매뉴얼 박스에
환경 문제라면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하지 않는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는 애플 스티커 하나,
간단한 보증서와 과거엔 아이폰에 탑재되니 마니 했던 리퀴드메탈 소재의 유심 핀이 들어있다.
C to L 케이블과 본체.
끝이다.

첫인상을 기억하는가?
벌써 다른 색이 됐다.
첫인상이 샴페인 골드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사진엔 실버에 가까운 차가운 느낌을 준다.

스타라이트라는 색은 그렇다.
빛의 온도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색이 빛에 반응하니 뭐니 이런 화학적인 게 아니고, 빛을 반사하는 게 남다르다.

핑크와 스타라이트

아아... 핑크
너무 아름다운 핑크다.
16년의 SE의 로즈골드를 잠깐 생각나게 하는 매력적인 분홍색의 알루미늄 바디와,
일체감이 대단한 분홍색 글라스를 가지고 있다.
정말 반하게 만드는 그런 분홍색이다.

스타라이트가 흰색의 글라스와 더불어 환경에 따라 변화무쌍한 오묘한 매력을 가졌다면,
핑크는 그저 사랑스러운 핑크다. 이 자체로 완벽한 핑크다.

여기서 또 스타라이트의 재밌는 점을 볼 수 있는데
분명 샴페인 골드와 실버의 사이에 있던 스타라이트는 어느새 핑크의 따듯한 느낌을 그대로 내고 있다.
카메라 링만 보면 벌써 핑크와는 구별이 힘들 정도다.

스타라이트와 실버

개인적으로 스타라이트의 글라스는 상아색이나 아이보리 계열의 색이길 바랐다.
사용하던 Xs의 하얀색이 조금 투명한 흰색의 느낌이라면 13 미니는 굉장히 선명한 흰색이다.
기대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빛에 따라 오묘하게 모습을 바꾸는 금속들이 매번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카메라는 얼마나 커졌을까

애플의 카메라 섬은 나름의 잔꾀를 부리고 있다.
Xs가 단층이라면 13은 글라스, 카메라 링, 카메라 렌즈까지 3단 적층으로 구성해
더 많이 돌출됐으나 시각적으로나 축감으로나 조금 더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아마 Xs랑 비교하면 족히 두배는 튀어나왔을 거다.
덕분에 이젠 케이스를 껴도 폰이 덜컹거릴 지경이다 젠장...

렌즈의 크기 자체도 어마어마하다.
뭔가 사진이 잘 찍힐 것 같은 대단한 인상이지만 막 대단하진 않다.
디자인 적으로는 Xs보다는 조금 더 동글동글한 느낌이다.
이미 각져진 아이폰과 매치되면 좀 언밸런스 하단 느낌이지만 그게 묘미라면 묘미일지도.
생각만큼 대단히 이상하진 않다.

스타라이트는 또 색이 변했다.
이전엔 살짝 분홍기가 도는 따듯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대단히 차가운 느낌이다.
미니는 크기 자체가 작은 만큼 커진 카메라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기기이다.
맥세이프를 사용하는 파워뱅크를 아무거나 갖다 붙여버리면 카메라가 가려진다거나,
사진을 찍을 때 파지를 잘못하면 손가락이 그대로 담겨 나온다.
무게가 가벼운 만큼 파지에서 조금 더 자연스럽겠지만 또 예전 아이폰들 만큼 가볍지 않다 보니 좀 애매하다는 느낌이 든다.

케이스 핏

아이폰엔 거의 대부분 가죽케이스를 매치하는 편인데 이번 시즌의 가죽케이스 색들은 밝은 색에 맞추자니 오염에 너무 취약하고,
어두운 색을 고르자니 또 밝은 색의 아이폰에는 매치하기 힘든 애매한 선에 놓여 있다.

열심히 고른 케이스는 다크 체리와 세쿼이아 그린 두 가지였다.
이전에 사용하던 Xs의 케이스 색상이 포레스트그린이었던 탓도 있고,
이번 세쿼이아 그린이 지나치게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서(...) 다크 체리를 골라봤다.
문제는 이게 좀 붉은 계열일 줄 알았건만 그냥 플럼 느낌이다.
이쯤 되면 이번 시즌 애플의 초이스가 굉장히 애매한 색들이진 않은가 하는 의심이 든다.

케이스는 미니 13을 반드시 구매하기 위해 출시일 전인
9월 24일에 수령했다.

원하던 느낌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스타라이트는 역시 무난하게 소화한다.
다크 체리의 색을 받아들여 조금 따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덕분에 확 튀는 흰색을 완충해 주는 느낌. 아주 바람직하다.

핑크와의 조합도 대단하다.
원체 진리와 같은 색 배합이라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만약 세쿼이아 그린을 샀다면 핑크를 위해 다른 색을 다시 샀어야 했을 거다.
그냥 자기 것인 양 너무 찰떡같다.

아, 카메라 보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3 Pro는 카메라가 너무 커서 케이스가 카메라를 보호해 주지 못하지만,
13들은 가능하다.
적당한 카메라의 몇 안 되는 장점이다.

전부 가려지고 이젠 얼마 남지 않은 노출부위는 베젤과 타공 부위다.
사진은 확실하게 구분되지만 놀랍게도 어떤 색인지 모를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다.

 

결론

난 스타라이트를 선택했다.
친구들 둘이 핑크를 구매했기에 나까지 삼위일체도 조금 욕심이 났고,
SE 로즈골드를 워낙 흡족하게 썼던 터라 탐이 났으며,
스타라이트로 결정한 지금도 눈에 밟힐 정도로 대단히 매력 있는 분홍색이다.

스타라이트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인 이유는 바리에이션이다.
핑크는 핑크 그 자체로 완벽하다. 클리어케이스나 생폰, 그리고 ''''초크 핑크''''를 선택한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끝내주는 색이다.

하지만 그게 문제다.
이전에 사용하던 SE는 4인치의 스마트폰이었고, 덕분에 놓치지 않을 만큼 완벽한 그립감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생폰으로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5-5s-SE 이후 모든 아이폰 시리즈를 건너뛰고 Xs를 선택했을 만큼
스마트폰의 무게와 크기는 내게 카메라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다.
Xs를 구입했을 때가 연애 중이었음을 감안해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편의성 대신 기능을 선택한 유일한 아이폰이었다.

  기본상태 가죽케이스 착용
아이폰 Xs 177g 200g
아이폰 13 미니 140g 166g (*강화유리 장착)

필름 수준의 초박형 강화유리를 붙이고, 자석이 들어 좀 무거워졌다는 맥세이프 케이스를 착용해도
Xs의 기본 상태보다 11g이나 가볍다.
Pro의 메크로 촬영이 굉장히 탐났고, ProMotion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아이패드 프로로 직접 느꼈다.
분명 아이폰 13 미니는 아쉬운 아이폰이지만 저런 초경량의 아이폰은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휴대폰이 커지면서 부족해진 그립감을 보완하기 위해 케이스는 내게 반드시 필요하다.
보호의 수단이 아니라 액세서리로서, 내 편의를 위해서 필요하다.

뭐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적으로 더 다양한 케이스를 스타라이트는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사진을 찍고 비교를 하는 중에 몇 번이나 분위기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그 오묘한 색이 스타라이트의 매력이다.

혹시 스타라이트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리뷰로, 다른 리뷰로, 사진으로 만족하지 말고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애플이 대단한 사고를 친 느낌이다.


원래는 애플스토어에서 구입해서 색상을 결정한 뒤 반품하고 2차 예약 구매를 통해 스타라이트를 선택하거나,
핑크를 선택하고 스타라이트를 취소, 반품할 예정이었다.

 

근데 왜 다 오늘 온 건지...
기사님들 오늘 비도 왔는데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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