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ETC

G-Shock GA-2100 (지얄오크)

서론

시계란 자고로 몸에 붙어 있기에 무조건 비싸고 예쁜 시계만이 정답이 아니다.
개인의 취향을 담을 수는 있지만 '무조건 이거다.'라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걸 절실히 느낀 게 아버지인데 비싼 시계가 있어도 무겁다며 선반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면 노는 시계 좋아라 하며 웬 떡이냐 싶겠지만 또 나는 손목이 많이 가늘어 남성을 타깃으로 한 시계들은 차기 어렵다.

어느 정도냐면 애플워치 기준으로 작은 사이즈에 밴드는 3 사이즈,
내 첫 시계인 로만손의 스켈레톤 모델은 브레이슬릿의 링크를 전부 빼고 클래스프의 미세조정까지 전부 줄여도 돌아가고,
구찌의 타임리스도 거의 끝 칸에 머물러 있다.
운동을 해도 손목 자체는 굵어지지 않고 전완근만 굵어지니 이 얼마나 저주받은 몸뚱이인지...

뭐, 좌우간 나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시계의 크기나 무게에 꽤나 민감한 편인데,
최근엔 스마트워치에 조금 관심을 가지시더니 이내는 러기드 스타일의 시계가 가지고 싶다며 노래를 부르신다.

자식 된 도리로 무시하는 것도 좀 그러던 와중에 눈에 띈 시계가 있다.

 

본론

출처 : https://bit.ly/3l7dZVa

GA-2100(지얄오크) 올블랙 되시겠다.
가장 기본적인 핸즈와 다이얼을 가지고 있으면서 밀리터리의 느낌이 물씬 나는 너무나도 예쁜 시계다.

화려하고 투박한 느낌이 아닌 굉장히 깔끔하고 절제된 느낌으로,
무게도 51g밖에 하지 않는다.
다만 신발의 트리플 화이트나 트리플 블랙들이 늘 그렇듯
디테일을 가려버리는 문제가 있어 시간을 보는 목적에서는 많이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아버지가 대상이라는 현실에서 너무 캐주얼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얼마 전에 출시된 메탈 모델까지 확인을 해 봤다.

출처 : https://bit.ly/30Y5ZOS

왼쪽은 GM-2100, 오른쪽은 GM-2100CH이다.
메탈이 들어가는 만큼 가격대가 조금 올라가고, 덩달아 무게도 소폭 증가한 72g이다.
특히 GM-2100은 조금 더 대중적인 느낌이 들어 밴드만 교체하면 어느 정도 포멀 한 복장에도 어울릴 법하다.
다만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화려한 GM-2100CH 대비 핸즈와 인덱스의 시인성이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아버지의 선택에 따라 GA-2100-1A를 구입하게 됐다.

솔직히 G-Shock은 군대에서 사용할 때 빼고는 처음 구입해 본다.
당시에 사용하던 시계도 2~3만 원 정도의 전자시계였고 워낙 오래돼 이런 박스가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박스는 러기드나 밀리터리의 느낌이 물씬 나는 워싱된 거친 느낌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박스를 열면 상단에는 워런티 카드와 매뉴얼이 올려져 있다.
크기가 커서 박스에 들어가지 않는 수입사의 개런티 카드는 따로 포장되어 왔는데 이건 좀 유감이다.
보관하기가 귀찮아진다.

상단을 열면 또다시 박스 디자인에서 이어지는 틴케이스가 들어있다.
시계 자체가 가볍기도 하거니와 별 다른 구성품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빈 깡통의 느낌이 난다.
단, G-Shock의 기업 이미지와 어울리는 느낌이라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시계는 전체적으로 매트한 느낌에 부드러운 촉감이 기분이 좋다.
올블랙 모델과는 다르게 흰색으로 포인트를 준 인덱스와 핸즈가 시계의 목정에 매우 부합하는 모양새다.
케이스의 마감도 준수하지만 손목과 닿는 후면 쪽은 조금 날렵한 느낌이라 손 끝으로 만지면 조금 긁히는 정도의 아쉬움은 있다.

케이스 측면에 움푹 파인 마감이 있어 조금만 사용해도 위와 같이 먼지가 앉아 지저분해진다.
이 부분은 디자인 특성이니 어쩔 수 없다.

강화 레진 케이스를 사용한 카본 코어 가드 구조를 사용했음을 뒷면에 알리고 있다.
충격에서 시계 모듈 자체를 보호한다니 러기드에 진심인 브랜드답다.
시계는 200m의 방수를 지원하고 충격과 진동에 내성이 있어 차고 골프나 스포츠를 해도 문제가 없다.
아버지의 불만 사항 중 하나가 골프 칠 때 시계를 벗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일단 만족하셨다.

우측 하단의 디지털 인포테인먼트는 기본적으로 현재 날짜와 초 단위를 표시한다.
또한 모드에 따라 다른 정보를 표시하기도 하는데 솔직히 작아서 내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좌측에 요일 인디케이터도 존재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작아서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어떤 시계 건 크로노그래프 등의 보조 다이얼이 솔직히 디자인적 기능을 제외하고 실용적이긴 한 건지 의문스러운 사람이라
그냥 거슬리지 않게 시계에 잘 어우러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또, 그런 기능들을 원한다면 이런 아날로그시계들이 아닌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게 훨씬 편하고, 합리적인 소비일 테니 말이다.

 

결론

장식까지 잘 어울리는 굉장히 깔끔한 러기드 시계다.
G-Shock의 시계들 중 가장 가볍고, 가장 얇은 케이스를 가진 시계이지만,
여전히 내 손목에선 덩어리의 느낌이 강하다.

아마 여성 사이즈에 해당하는 S2100 쯤 되면 맞을 듯한데, 또 아쉽게도 S2100은 일반 2100들만큼 바리에이션이 넓지 않다.

2100의 사이즈가 49.3 ×44.4 ×11.8mm
S2100의 사이즈가 45.9 ×40.4 ×11mm

로 작아도 40mm 급의 시계란 셈이라 38mm ~ 40mm를 사용하면서도 38mm가 주인 내 입장에선 예뻐도 그림의 떡이다.
무튼 내 생각은 전부 필요 없이 아버지가 만족하시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한다. :)아, 가격은 백화점 매장에서 배송받아 8만 원대 정도로 접근성이 상당히 좋다.
이 정도면 좀 튀는 색을 사서 패션 시계로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올해 초에 물량이 없고 몸값이 불었던 거겠지.
무튼 그럴 이유가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보조 다이얼이 어떤 기능들을 지원하는지 궁금하다면 공식 홈페이지의 매뉴얼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시계의 기능을 얼마나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나 빼고는 다들 잘 사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Timepieces(Watches) | Manuals | CASIO

 

support.casio.com